일본의 새로운 실험적 통화정책: 차등화 금리정책
일본의 새로운 실험적 통화정책: 차등화 금리정책
  • 유승희
  • 승인 2019.10.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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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하면서 소위 일본의 저성장과 온건한 디플레이션 형태의 “잃어버린 수 십년”의 경제 상황을 의미하는 “일본화(Japanification)”라는 용어가 퍼졌다. 유럽은 지난 9월 일본처럼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시작했다. 이러한 마이너스 금리 시대는 점차로 획대되는 양상이다. 독일은 이미 2014년부터 마이너스 1%의 장기채권 상품을 도입했고 올해 호주도 10년 수익률이 마이너스 1%인 저금리 시대에 이미 들어왔다. 미국도 낮은 금리 시대에 연방 준비(FED)가 금리를 계속해서 인하하고 있다.

일본은 1982년 이래 0% 또는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열었고 저금리와 저성장 속에서 경기부양책으로 2001년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를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 양적 완화는 2009년 세계금융위기 때 미국의 버냉키 FED 위원장이 받아들여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벗어나게 해서 더 잘 알려진 통화정책이다.

일본은 최근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이 경기 활성화를 위한 효과가 떨어지자 새롭고 실험적인 통화정책을 시도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장기국채와 단기 국채의 수익률에 차등을 두는 정책을 시작했다 일본중앙은행(BOJ: Bank of Japan)의 총재인 하루이코 쿠로다는 은행의 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마이너스 0.1%에서 더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20년이나 20년 이상의 장기국채의 금리를 끌어올려 장기국채 수익률을 계속 늘린다고 했다. 즉, 일본중앙은행은 단기 및 중기 금리하락을 통해 경제를 촉진하길 원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통해 경제가 성장함을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다.

실제로 2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이 9월 초에 0.02%까지 내려간 후 이러한 정책으로 10월10일까지 장기채권은 수익률 0.20%까지 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BOJ는 장기채권을 기존의 80조엔 구매에서 5조엔으로 낮추고, 단기 채권의 구매를 증가하면서 지나치게 낮은 단기채권의 금리를 조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한다.

장기 채권의 수익률 인상은 일본의 연금기금과 생명보험회사, 연금생활자를 위한 정책이기도 하다. 일본은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연금생활자들이 4천만여 명에 이르고 그 가운데 2천6백만 연금생활자가 수입의 80% 또는 그 이상을 연금에 의존해서 살고 있다. 장기채권의 수익률을 높임으로써 연금생활자들에게 수입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이 정책의 문제점은 일본은행이 이미 많은 일본 국채를 매입했으며 매입을 통한 조정 능력에 한계가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행(BOJ)은 이미 일본 국채의 43%를 매입했고 이것은 일본 GDP의 100%를 넘는다. 일본과 비교해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 준비(FED)는 국채의 13%만 매입했고 이것은 미국 GDP의 18%이다. EU의 중앙은행인 ECB의 국채 매입은 유럽 GDP의 39%에 그쳤다. 일본의 많은 국채비율은 BOJ가 앞으로 매입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 능력에 제한을 두게 한다.

또 다른 문제점은 이 정책이 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경제 촉진보다는 경제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수출 의존률이 GDP의 17%에 이르는 국가로 현재 저 엔화 정책으로 주요 수출 산업인 블루칩 수출을 촉진하여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다. 장기 채권 금리 인상은 궁극적으로 단기채권금리 인상과 엔화의 강세를 가져오고 이에 따라 수출감소, 일본의 경제 성장을 둔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차등화된 금리정책은 실험적인 정책으로 점차 일본의 경제 상황을 닮아가는 여러나라에 선례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이다. 앞으로 일본은 이 정책의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의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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